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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제안 두 번째 전시

생명:생명 

서울혁신파크 (구)질병관리본부 동물실험실 2015. 8. 29. ~ 9. 23.

<나와 너, 생명의 교감> 투명OHP필름에 칼라프린트, 한지 외 혼합재료; 공간설치, 2017

자정능력을 잃어가는 현재의 자연환경을 외면하며 보지 않고자 하는 우리들의 완고함을 본다. ‘너’로 바라보면 소중한 생명들이, ‘그것’으로 대상화되며 먼 거리에서 거리낌 없이 착취당하고 통제되고 은폐되어 그 본연의 모습을 마주하기는 쉽지 않다. 인간의 이기적 욕망에 의해 귀한 생명과 고유한 삶의 잠재적 순간들을 박탈당한 무력한 대상에게 다가가 ‘너’라고 부르며 바라보는 일: 그 무모함이 형상을 입고 옛 실험실 공간에 모여든다.

ART ZeAn 2nd Group Exhibition

Life vs. Life 

11APT. Complex at Seoul Innovation Park, formerly Animal Lab of Korea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ugust 29, 2015 - September 23, 2015

 

I and Thou, Sympathy of Life

Fabric, Sponge, Thread, etc., Installation, 2015

Under the title of 〈Life vs Life〉, the exhibition group Art ZeAn reports on the values and paradigm of the sick society that damages and neglects human and all the other lives with the extreme capitalism and selfish desire.

나와너, 생명의 교감-천 스폰지 실- 설치-2015 1.72mb.jpg

(구)동물실험실의 장소적 의미와 전시 공간으로서의 특징

불광동에 위치한 서울혁신파크 내에 위치한 (구)동물실험실은 1980년에 지어져 30여 년간 사용되다가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충북 오송으로 이전하고 난 이후에는 공간의 기능이 멈춘 곳이다. 실험실, 방역실, 부검실, 발열실험실, 사체냉동고, 사무실, 샤워실 등으로 구성되었던 이 건물은 당시 사용하던 실험장비나 설치물이 대부분 치워졌고 폐쇄된지도 수 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곳곳에 과거 동물실험의 흔적이 남아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질 장소이지만 특별한 기회로 대중들이 볼 수 있도록 허용되었으며 ‘아트제안’그룹의 기획으로 2015년 8월 29일부터 9월 23일까지 13명의 작가들이 이곳에서  <생명 대 생명> 전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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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치 구상

동물실험실 바닥의 배수판과 벽면에 매달린 호스들을 보았을 때 많은 생각이 들었다. 배수판은 그 철판 사이로 무수히 많은 무언가를 흘러 보내며 시야에서 사라지게 하는 통로의 역할을 했을 것이고, 주렁주렁 매달린 호스들로부터는 어떤 액체나 가스가 흘러나왔을 것이다. 인간이 동물들의 무고한, 그리고 과도하게 많은 희생을 담보로 얻어내려던 덧없는 욕망의 기억을 환기하며 그러한 고통을 대신 겪어주는 그들 ‘덕분에’ 가능했던 것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 원한다.

배수판의 바닥부터 천장까지 투명한 천으로 연결하여 상징적인 공간을 만들고 그 내부에 스폰지로 조각하여 만든 생명체가 운집하여 매달려있도록 연출한다. 그리고  호스의 주위에도 덩어리를 이루었거나 아니면 줄지어 천장으로 이어지는 모습으로 설치한다. 많은 양을 작업하면서 쌓인 스폰지 조각들로 일부 바닥을 덮고, 작품을 바라보는 위치에는 관람자가 앉아서 쉴 수 있도록 긴 벤치형 의자가 놓여지며 앉는 자리의 쿠션은 위의 스펀지형상들을 채워서 제작한다. 조명과 사운드를 추가한 시청각의 효과로 공간을 새롭게 점유한 생명체와 교감하는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나와 너, 생명의 교감’

이번 전시에서는 (구)동물실험실의 ‘토끼 1실’에서 장소 자체의 고유한 현장성을 그대로 수용하여 공간설치작업을 진행하였다. ‘나’에게 ‘그것’으로 대상화되었던 존재들과의 멀어진 거리를 좁히고 ‘나와 너’의 관계적 사고로 소통한다는 것이 무모하게 여겨지는 현실이지만, 인간을 포함하는 생태계와 환경이 위기를 맞은 현재의 상황에서도 상호관계를 외면하며 ‘보지 않기’를 실행하려는 우리들이 그 방향을 돌려 생명을 둘러싼 문제의 진실을 함께 바라보기를 제안하는 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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